왜 그리도 그 길을 걷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.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걸으며
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유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. 일상에서 지칠 때면 늘 그
길을 걷는 제 자신을 가만히 떠올려 볼 때가 많았습니다.
그 길이 아주 아름답지만은 않은 길이라는 것을 느낍니다. 또한 그 길을 다 걷는다
고해서 제가 그 어떤 깨달음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 잘 압니다. 노래의 가사
처럼 햇살이 항상 눈부신 곳이 아니라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. 비가 많이 오고 또
겨울 비성수기 기간이라 순례자만을 위한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합니다.
막상 오늘, 그 날이 다가 오니 설렘이 큰 만큼 불안함과 두려움 역시 그 만큼입니다.
'과연 잘 걸을 수 있을까?', '스페인에서 다 큰 미아가 되는 건 아닐까?', '잠은 제대로 잘
수 있을까?', '먹을 것은?', '많은 외국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?', '내 무릎이 버틸
까?', '너무 춥지는 않을까?', '짐은 제대로 쌓았는지', '어떻게... 가야 되지?'
늘 '어떻게 가야 되지?' 라는 질문을 안고 살아온 듯 합니다. 가야 할 곳이 뚜렷하지
않으면 늘 제자리에서 맴도는 '나' 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. 또 다른 한편으로 가야
할 곳이 보이면 주변을 돌아보거나 감상할 여유 없이 그 곳만을 보고 갑니다.
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. 전날 잠을 많이 설쳤음에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었
습니다. 이른 아침 집을 나섰지요. 귓가로 김광석의 '바람이 불어오는 곳' 이 들려
옵니다. 흥겨운 리듬은 설레임을, 거침없는 가사는 용기를 복 돋아줍니다. 그런데
눈가가 붉어집니다. '그래, 가보자~ 무엇이 기다리는지...' 라는 마음이 불안함과
두려움을 조금 걷어내 줍니다. 매사 확실해질 때까지 너무 기다리다가 많이 지쳤
나 봅니다.
그 길이 제게 가져다 줄 것이 무엇일까요? 또한 그 길을 걷고 나서 무엇을 얻고 싶어
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. 그렇기에 무엇이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어떤 것 이든 받아들
일 수 있도록 활짝 열려있도록 다짐합니다. 돌아왔을 때는 그저 지금보다 조금 더
가벼운 '나' 이기를 바랍니다. 확실한 것은 제게 바람이 불어오는 곳, 그곳은 바로
'산티아고 가는 길' 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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늘 감사한 마음으로, 지상 Dream




